팀을 리딩하는 건 언제나 어렵다. 특히 본인에게 직접 보고(Direct Reports)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팀 확장 시기에 어려움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늘어난 사람 고민도 있지만, 일의 크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모든 리더들의 고민 시점이다. 리더 생활을 이제 시작했느냐 오래 했느냐의 차이가 없다. 그냥 어렵다.
어려움은 환경에서 나오고 사람에서 나온다. 늘어난 일이 어제와 오늘은 다르고, 혹은 내일은 다를 것이라는 이야기한다. 사람은 언제나 알았던 것과 다르게 행동한다.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못 믿을 짓을 벌인다.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내야 하는 내 몸뚱아리는 하나고, 하던대로 하다보면 지치고 내가 먼저 나가 떨어질 것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를 챙겨볼 수 있다. 컨트롤이다. 혹은 마이크로(Micro-management)라고 한다. 몸이 감당 가능하다면 이것도 방법이다. 환경에 대응할 수 있고, 사람을 제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지만 내 몸이 하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더 하다가는 병난다. 몸이 병나면 쉬고 돌아와 더 할 수 있지만 마음이 병나기 쉽상이다. 특히 사람에 대해서는 더 쉽게 상처 받는다. 물론 받기만 할 수 없으니 주기도 한다. 서로 서로 마음이 병난다.
해 본 사람은 병난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마이크로를 할 수 있다 치더라도 규모의 한계, 기간의 한계를 안다. 이럴 때 조직 피라미드를 생각한다. 내가 관리할 수 있는 한계를 나에게 직접 보고하는 사람 숫자로 제한한다. 그리고 님들 책임이라고 힘 주어 강조한다. 그리고 애써 나에게 보고하는 사람 너머에 있는 사람들을 애써 무시한다. 그리고 보고하는 사람들을 닥달한다. 뭔가 맘에 안드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더욱 닥달한다. 관리 똑바로 하라고. 관리가 위계를 만들고, 명백한 층을 만든다. 그리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어 버린다.
규모의 조직을 잘 관리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위임(Empowerment, Not Delegation)이다. 위임은 “믿고 의지한다.”는 표현이다. 같은 방향, 목표를 보고 있다고 믿는다. 리더인 내가 보는 방향과 나에게 보고하는 사람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각자가 목표로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결과를 결정하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실행)하는 것에 리더인 내가 의지한다.
리더인 나의 몫은 방향(혹은 목표)를 잡고,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면 개인의 결과는 관리가 아닌 지원 대상이고, 리더에게 개인은 보고하는게 아니라 공유하면 된다.
같은 방향과 목표를 보고 있다 하더라도 누구나 감당 가능한 일의 크기가 다르다. 같은 산을 바라보고 있다고 하더라도 산에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무작정 올라가면 되는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곧이 곧대로 “하라고” 내버려두는 건 일종의 방임이자 직무 유기다. 개인이 감당할 규모(혹은 역량)와 결과가 조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적정선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실패와 실패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도전적인 과제를 다들 기피하는 이유는 실패 때문이다. 실패를 좋아할 사람없고, 본인 커리어에 좋은 한 줄이 기록되길 원하지 실패 이력은 전통적인 한국 상황에서 해명꺼리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리더 관점에서 위임의 크기를 비유적으로 찾아내는 비유 방법으로 “나무 모델“을 대입해보면 좋다.
나무 모델은 “Dare to Lead“에서 언급된 위임하기 위한 방법이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위임의 수준에는 각 위임을 통해 예상해 볼 위험의 크기가 있다는 것이다.

- 나뭇잎 수준 – 그냥 해보면 된다. 실패하더라도 조직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의 도전 의사가 먼저다. 물론 조직에는 나뭇잎 수준의 영향이겠지만 개인은 다른게 느낄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 가지 수준 – 리더의 자율 책임 범위에서 해볼 수 있다. 혹은 리더에게 공유하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지가 잘리더라도 나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큰 줄기라면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나무의 다른 줄기가 손실을 만회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줄기 수준 – 조직의 미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이 수준의 영향이 발생되면 다음 단계의 큰 성장 혹은 도약은 유보되고, 장기간의 재정비를 필요로 한다. 개인이나 리더의 판단보다는 리더십의 판단이 필요하다. 과감한 결단과 도전이 필요하다.
- 뿌리 수준 – 뿌리가 영향을 받으면 나무가 죽는다. 죽을 수 있다가 아니라 대부분 죽는다. 할 수 있더라도 절대로 개인 판단에 의해 결정하면 안된다. 리더 단독이 아닌 리더십 수준에서 협의와 합의 후 실행되야 한다. 할 수 있기 때문에 했다가 사단이 발생하면 회사를 망하게 만든다. 망했을 때 후 폭퐁은 개인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다.
반드시 필요한 건 위험의 크기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위임이 방임 혹은 방치가 되지 않을려면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는 위임받을 사람이 받을 깜(역량)이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위임을 통해 주도적으로 혹은 알아서 결정하더라도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의 범위가 어느 수준인지를 가늠해야 한다. 가늠을 통해 간섭이 아닌 주도적으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담당자에게 부여할 수 있다. 누구의 일이냐면 리더의 몫이다.
뭘 도와주면 될까? 현재 사장님이 미팅시에 항상 하시는 말씀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인데, 매우 색다르다. 살아오면서 많이 들어보지 못한 말이니 어색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자주 공유 드리겠다.” 라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공유를 통해 사장님의 방향을 따라 내가 보고 있는지, 내가 만드는 결과가 같은 시선을 따라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