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한 대기업의 Legacy 시스템들의 대부분의 운영 시간을 살펴보면 대부분 5년 이상이다. 종종 발견했지만 10년 혹은 드물지만 15년씩 돌아가고 있는 것들도 좀 있다. 빠르게 변화하던 시장에서 개발을 하던 시각으로, 5년, 10년이라는 시간은 매우 낯설다.
시스템이 만들어진 후 대체 시스템이 만들어질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몇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일반적인 IT 기업에서도 5년 혹은 10년된 시스템들이 있다. 일반 IT 기업에서 해당 시스템이 존재 이유는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와 기술 두가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타이밍을 놓쳐 오랜 기간 동안 운영되는 시스템은 당장의 비즈니스 우선 순위에 밀려 기술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돌아가고 있는 비즈니스를 뒷받침하는 레거시 시스템의 개선 혹은 교체는 움직이는 자동차의 바퀴를 바꾸는 비유와 같다.

대기업의 Legacy 시스템의 긴 Lifetime은 이와는 다른 이유에서 비롯한다. 가장 큰 이유는 생산과 관련되어 있다. 대기업은 대부분 하드웨어를 대표 상품으로 갖는 경우가 많고, “예측 → 생산 → 유통 → 판매” 라는 흐름을 갖는다. 이 가운데 가장 변경이 어려운 부분이 공장에서 이뤄지는 생산 과정이다. 공장이란 환경은 대량 생산을 위해 설비들이 빽빽히 구성된 시스템이다. 현재의 공장은 생산 비용 최소화를 위해 효율화, 최적화를 작업자들의 이동 동선까지 고려한다. 즉 맘대로 바꿀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한번 만들어서 소위 투자비 회수를 위해서 만들어진 형상으로 몇 년 혹은 몇 십년을 운영해야 한다. 시스템적인 경직성이 발생하고, 이는 제약 조건으로 유통, 판매 등 연관 도메인에 영향을 미친다.
그럼 과거 10년 이전에 만들어진 Legacy 시스템들을 설계한 사람들의 잘못일까? 해당 시점을 생각해보면 구현 관점의 접근이 아예 틀렸다고만 볼 수 없다. 전직장들 경험으로도 10년전까지 대부분의 온라인 서비스는 Monolithic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MSA가 설계, 개발에 보편적으로 받아들인 것도 2018년 이후다. 서비스가 돌아가고 있는 온라인 기반 서비스 업체들도 Legacy 시스템을 유연한 구조로 전환하는데 1~2년이라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물리적인 요소들이 혼재된 상황을 Modernize 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도전이다.
로봇과 Dark Factory를 필두로 제조 현장의 경직성을 해소하기 위한 변화가 이미 예정되어 있다. 이 변화는 소비자의 니즈, 국내외 노동 구조, 인구 구조의 변화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거기에 AI를 활용한 자동화의 보편화와 지능화의 경계 설정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는 당장 고민해야 할 화두이기도 하다. 예상되는 환경 변화 요인을 고려한다면 장기간 운영과 그 기간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여러 요구사항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분산 아키텍처와 보안 격벽 구조가 필요하다. 아마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의 데이터가 파편화되지 않도록 표준화와 거버닝 방안을 찾는 일일 것이다.
대기업 IT 시스템이 5년 생명 이상을 갖는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해 보인다. 다만 변화에 유연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예언력이 있다면 분명 다른 방식으로 현재의 요구 사항을 처리할 수 있었겠지만, 만약 그랬다면 과연 Time to Market이라는 기본 전제를 충족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결국 Trade-off 문제이고 Balance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Business Value를 실현시킬 가장 합리적인 기술적인 선택이 뒷받침되길 기대해본다.